대한문에 설치된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오후 3시쯤 도착했는데 따가운 햇살에도 수많은 조문객들이 모여있었습니다. 분향소는 대한문 정면 도로쪽에서 대한문을 바라보고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수많은 인파에도 분위기는 정말 숙연했습니다. 모두가 영정을 보며 안타가운 마음을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영정 사진을 보고 있으면서도 정말 아직도 이것이 진짜인지 실감 나지 않았습니다. 쉽게 믿기 힘들일이죠.
대한문 양쪽으로는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수많은 인원이 국화를 들고 차례를 지키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대한문 오른쪽 돌담길로는 경찰들의 방어막에 막혀 지하철1호선 2,3번 출구에서부터 지하철 내부, 4번출구까지 이어지고 이 줄은 또 청계광장을 막고 있는 경찰들의 벽에 막혀 다시한먼 꺽여 약 1Km나 이어져 있었습니다. 줄이 상당히 길었기 때문에 3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대한문 앞까지 올수 있다고 합니다. 대한문 왼쪽의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서는 약 200m 정도 조문객들의 줄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지금 가시는 길이라면 꼭 1번출구로 나와 덕수궁 돌담길 쪽 줄을 따라가세요.
제가 같을때는 인원이 너무 많이 몰려 새로운 분향소를 추가하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기존에 설치된 분향소 바로 옆 왼쪽에 새로운 분향소를 만들기 위해 영정사진을 들고 있었습니다. 분향소 뒤쪽으로 대한문을 막고있는 전경버스에는 수많은 국화가 꼿혀 있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신문 기사들이 붙어있었습니다.
대한문과 분향소 주변은 경찰 전경버스가 삥둘러서 모두 막고 있었습니다. 마치 바깥에서는 볼 수 없도록... 더 많은 원이 볼 수 없도록 숨기고 밀어 넣은 모습이었습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분향소와 영정사진 바로 뒤에서 매운 연기를 내뿜으며 앞을 가리고 있는 전경버스를 보면서 정말 해도 너무 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어디 전직 대통령의 분향소라고 할수 있겠습니까? 정부는 최고의 예우를 갖춘다고 하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분향소는 안보이게 엎애고 가리려 하면서 정부에서 만드는 분향소로 가줄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이렇 상황까지 몰아 붙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정부가 만든 자리를 누가 갈까요? 진정 예우를 갖추고 싶다면 청계광장이든 시청앞 광장이든 열어 주어야 하는것이 옳은것 아닐까요? 아니면 최소한 대한문 앞의 전경버스를 엎애고 보다 많은 시민들이 올수 있도록 협조 해줘야하는것 아닐까요? 오늘 민주당 의원들이 대한문 앞 전경버스를 치워달라고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별 반응이 없네요.
대한문을 가기위해 시청앞 광장 주변을 돌아 다녔는데 그곳은 경찰의 무법지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도를 꽉 막은 전경버스에서는 매운 연기와 뜨거운 공기가 뿜어져 나오며 거리를 걷는 시민들을 불쾌하게 하고 있었고, 인도를 채운 전경들은 사람들의 통행을 정말 불편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전경들사이에서 오가는 군기잡기용 욕설도 정말 불쾌하더군요. 시민의 안전을 지킨다기 보다는 이제는 불편하게 하려고 그리고 자극하려고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전경들이 각종 보호장구와 봉, 방패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조문온 사람들이라도 잡을 기세더군요.
다시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슬픔을 나눴으면 좋겠네요. 아직은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함께 슬퍼하는것이 옳은것 같습니다. 그가 걸어오고 그가 이루려했던 것들을 생각하면서....
아래 오늘 찍은 사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