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100분 토론 400회 특집을 바라보며

뽕다르 2008. 12. 20. 12:59

100분 토론이 18일 400회를 맞았습니다. 그동안 100분 토론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토론 프로그램으로서 또 많은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 내는 TV프로그램으로서 많은 시청자들로 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논의하고 토론해 왔습니다. 저도 매주는 아니지만 관심있는 주제다 싶으면 빼먹지 않고 즐겨 보곤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400회 특집을 바라보면서 그동안의 100분 토론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100분 토론... 토론인가 논쟁인가?

[토론討論]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각각 의견을 말하며 논의함. 두 개인이나 집단이 어떤 문제에 대해 대립되는 견해를 뒷받침할 논거를 제시하면서 공식적으로 또는 구두(口頭)로 대결하는 것.

[대결對決]
양자(兩者)가 맞서서 우열이나 승패를 가림. ‘겨루기’, ‘맞서기’로 순화.

[논쟁 論爭]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각각 자기의 주장을 말이나 글로 논하여 다툼.

[다툼]
의견이나 이해의 대립으로 서로 따지며 싸우는 일.

여러분은 100분 토론이 '토론'이라는 말이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논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생각하기에 따라 다를수도 있지만 저는 논쟁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100분 토론에서는 정말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고 그에 대한 중도적 해결책을 찾는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어떤 논점에 대해서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꼬투리만 잡고 느러지거나 혹은 자신의 말만 하다가 끝나 버리는게 대부분이었습니다. 서로 귀는 막고 상대방을 향해 자신의 말만 하다가 토론이 끝이 나버립니다.

그리고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어떤 패널이 주장하는것이 옳고 또 내가 생각하는것과 같다고 해서 그 패널이 상대편의 의견은 듣지않고 자신의 의견만 이야기 하는것을 속시원하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이건 좀 아닌것 같다'라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토론이라면 자신의 의견만을 주장 하며 싸우기 보다는 상대방의 주장을 들으며 서로의 합의점을 찾아가거나 혹은 상대방 주장에 대해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모순점을 지적하는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의 주장의 논리를 조목조목 따져 그 오류를 따져야지, 단순히 하나의 점만을 가지고 그것만 내세우며 극단적으로 잘못되었다라고 말하는것은 맞지 않는것 같습니다.

문제는 바로 이런 논쟁적 토론 방식이 100분 토론의 인기의 비결이고 재미의 이유라는것입니다. 현제 TV나 라디오를 통해 방송되는 토론 프로그램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중 100분 토론이 유독 인기가 있는이유는 바로 서로 상반되는 이념이나 생각, 당파의 패널들을 앉혀 놓고 서로 논쟁하는 형식이 시청자가 보는데 있어서는 다른 여타의 지루한 일반적인 토론 프로그램보다는 훨신 재미있가 있고 관심이 가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다는 토론 보다는 그 패널들의 역활극에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지는것일수도 있죠.   

지루한 토론을 재미있게 흥미롭게 구성한것은 좋은 일이지만 자칫 토론이란 상대방의 의견은 전혀 듣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 말하면 된다는 의식을 심어 줄 수 있다는 문제점을 낳을 수 도 있습니다. 나는 내 할만만 하면 된다는 이기주의적인 사고방식을 키울수도 있다는것입니다.

물론 손석희라는 유능한 중재자가 있어 이런 문제를 상당부분 커버하고 절충안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100분토론의 주요 흐름은 아닙니다. 서로 자기말한 하다 끝나는것이 100분 토론의 주요 모습인거죠. 이런 방식의 진행이 이루어 지다보니 항상 이념논쟁, 당파논쟁으로 되어 버리는것 같습니다. "이념 논쟁.. 이젠 지겹습니다. 정말...."  김제동의 이말 한마디가 토론에 참여하는 패널 그리고 100분 토론 자체의 문제점을 가장 잘 말해주는 한마디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100분토론도 다른 토론 프로그램처럼 정말 토론만 한다면 토론을 이 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하고 또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게 만들기가 어려울것입니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흥미있는 토론이라는 것을 접할 통로가 하나 줄어드는 샘이죠. 그래서 지금의 이런 대결 구도의 논쟁적 토론방식은 어느정도 유지하되 패널들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반박할것이 있으면 조목조목 따져서 하고, 의견을 말함에 있어서도 엉뚱히 자기 말만 하는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주장한 것에 마춰서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조목조목 집어내는 그런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는쪽으로의 변화정도만 있다면 100분 토론이 앞으로도 더욱 사랑받고 올바른 토론 문화를 전파하는데 큰 역활을 할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