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가 변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것 같다. 미니홈피라는 한정된 서비스에서 벗어나 검색, 일정관리, 가상현실, 블로그등등 포털의 입지로 나아가기 위해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일단 그 시도는 정말 좋은것 같다. 미니홈피로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정도의 유저들을 끌어 들였고 이제 그런 입지를 이용해 제2의 전성기를 위해 변화하려 하는것이다.
하지만 이런 싸이월드의 모습을 보면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내가 무슨 인터넷 관련 전문가도 아니고, 분석가도 아니지만 그저 유저의 한명으로써 느끼는 점이다. 싸이월드는 2004년도에 절정을 맞았다. 지금이야 페이지 뷰가 1억이 넘네 어쩌네 하지만 인기가 그때 만큼은 못한것 같다. 싸이월드가 한창 잘나갈 때는 하루종일 싸이월드를 하면서 이것저것 꾸미고, 1촌을 만들고, 방명록을 쓰고, 사진을 올리고 등등 하루평균 3~4시간은 싸이월드를 하면서 보냈다. 카트라이더와 함께 우리나라의 인터넷에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다. 상당히 오래 지속되었고 싸이월드의 성장은 꺽일줄 몰랐다.
하지만 싸이월드가 너무 일반화되고, 복잡화 되면서 이제 사람들이 자신의 개인 사생활을 노출하기를 꺼려하게 되었고, 더구나 그 열정적이던 사람들이 귀찮아 하기 시작했다. 내 주위의 대부분의 친구들도 이때 싸이월드의 관리를 그만두었다. 사진올리고 꾸미고 방명록 댓글달고 댓글쓰고 하는데만 너무 엄청난 시간이 걸리다 보니 아예 쓰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또 하나 싸이월드라는 공간은 사진을 업로드하고 보는데는 적격이지만, 제대로 컨텐츠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적당한 공간이 아니었다. 뒤늣게 홈2(?)인가하는 블로그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미니홈피와 별반 다를게 없었고, 싸이월드는 이미 미니홈피의 인식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큰 호응을 얻기 못하게 된다. 이때 우리나라에 블로그라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큰 호응을 얻게되고 많은 A급 유저들이 블로그로 등을 돌리게 된다. A급 유저라는 말은 정말 볼만한 컨텐츠를 손수 만들어내는 유저들이다. 이점이 상단한 타격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이어 오면서 싸이월드의 열기는 점점 식어만 갔다. 대부분이 그저 가끔 아는사람 뭐하나 둘러 보거나, 방명록하려고 싸이월드를 한다. 주요 기능인 사진첩을 닫아 놓은 유저들이 태반이다.
이렇게 지지부진 끌어오다가 올해에 들어서야 변화의 모습들을 속속 공개하기 시작했다. 사실 싸이월드의 내부에서도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을것이다. 유입수는 둘째 치더라도 미니홈피 내부의 활동성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것이 데이터로 나날이 보고 되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들을 통해 올해 초에 일정관리 서비스인 플래너를 내 놓았고, 가상현실 서비스인 미니 라이프, 그리고 대규모 홈피 개편으로 통한 검색 서비스 강화 등등, 미니홈피에 목매여 있던 싸이월드라는 브랜드를 포털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가 다시 싸이월드에 열기를 불어 넣은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얼마나 크게 다시 활성화 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겠다. 지금의 변화는 예전에 싸이월드를 열심히 하던 유저들이 새로운게 뭔가 나왔으니깐 신기하니깐 한번 해보는것일뿐, 새로 생긴 서비스를 정말 예전 처럼 열정을 가지고 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늘어 날지 모르겠다. 타이밍을 놓친것이다. 이런 서비스들이 한창 잘나갈때 04년이다 05년 초에 생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물론 지금도 지속적으로 열성을 가지고 미니홈피를 관리하는 유저들이 많이 있지만, 한창 사람들이 싸이월드에 물리 올라와 있고, 싸이월드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 해맬때 요즘의 이런 서비스들이 제공 되었다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을것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내가 무슨 전문가도 아니고 그저 유저의 한사람으로서 생각을 적어 봤다. 그렇게 잘나갈때 이런 서비스들이 생겨났다면 싸이월드는 지금쯤 다음과 네이버와 함께 한국 인터넷3강 구도를 만들어 냈을 수도
있었을것이다. 하지만 이미 시간은 지나 버린것... 지금이라도 이런 새로운 서비스들이 많이 생겨 나고 있으니 한번 지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