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인스턴트화 되는 대학교육

뽕다르 2008. 12. 27. 14:38
요즘 대학에서 칠판에 분필로 써가며 강의하시는 교수님들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강의노트를 만들어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의 노트를 통한 프레젠테이션 강의는 책에는 없는 최신 정보도 정리해서 수업할 수 있고, 다양한 시각 자료를 통해 더욱 강의하기 쉽고 이해 하기 쉽도록 해줍니다. 최첨단 강의라는 말이 이런데서 나왔죠. 

그런데 현실은 이렇습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책을 안봅니다. 강의노트로 수업하고 강의노트에서 시험문제를 내고 하다보니 책을 보기 보다는 강의노트 암기위주의 공부를 하고 있는 샘이죠. 이렇게 책이 없어도 수업하고 시험보는데 전에 지장이 없기 때문에 교재를 구입하지 않는 학생들도 상당수 입니다. 더구나 교수님들도 이런 강의노트를 통한 프레젠테이션 강의 방식을 선호 합니다. 편하거든요. 한번 만들어 놓기만 하면 몇년의 수업 준비를 끝난 샘이니깐요.

이렇게 책은 보지 않고 강의노트만을 보니 당연히 수박 겉핥기식의 공부 밖에 되지 않습니다. 강의노트는 강의를 위해 만든 책의 요약본입니다. 중요한것만 한문장씩 나열해 놓은거죠. 물론 그것으로만 공부해도 무슨말인지를 알수는 있겠지만 책을 읽는것 만큼 그 과목에 대한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배웠다라고는 할 수 없을것 같습니다. 이런 편의주의적 방식의 공부가 남기는것 결국 학점 하나 뿐입니다. 

현실적으로 영어, 자격증, 등등등 워낙 해야하는것이 많다보니 책을 보기 보다는 시험을 위한 강의노트 외우기 방식으로 공부하는것도 어떻게 보면 이해 할만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들은 이해하기 시작했을때 '대학은 과연 무엇을 하는곳인가'라는 의문에 어떤 답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따름입니다.

외국대학을 보면 PPT위주의 강의보다는 아직도 교수님들은 칠판에 쓰고 학생들은 교과서를 펴 놓고 공부하는것 많이 볼수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으로 수업하는것이 편하기는 하지만 대학강의를 인스턴트화 시킨다는것을 인식하기 때문에 아직도 그런 방식을 통해서 수업을 진행 한다고 생각합니다. 

편의주의, 빨리빨리, 취엄난, 고스펙 등등 이런 현실과 맞물려 변화되는 우리 대학의 현실인것 같습니다. 이제와서 어떻게 옛날로 돌아가기는 힘들거라 봅니다. 하지만 최소한 교수와 학생들이 이런 인스턴트화되어가는 대학교육의 현실을 인식하고 서로 해결방법을 고민해 볼필요는 있지않나 생각해 봅니다.